범행 후 해외로 출국…피해자는 처벌과 배상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범행 후 해외로 출국한 피의자를 상대로 한 형사 대응(인터폴 수배·범죄인 인도)과 민사 배상(손해배상·가압류) 절차를 나눠 설명하고, 피해 입증 자료 준비를 안내합니다.
최근 국내에서 범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외국인이 곧바로 출국한 사건이 잇따라 보도되었습니다. 서울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9월 29일 서울 시내 한 대학교에서 30대 외국인 남성이 지인인 20대 여성을 흉기로 찌른 뒤 달아났고, 경찰은 그가 범행 직후 출국한 것으로 확인하고 인터폴 등 국제 공조를 통해 행방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중식당을 래커와 페인트로 훼손한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 일행 4명도 9월 24일 범행 뒤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되었고, 경찰은 체포영장을 신청한 뒤 인터폴 수배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상대방이 해외에 있다면 수사와 피해 회복은 어떻게 진행될까?" 이런 사건의 피해자나 피해 사업장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문입니다.
붙잡는 절차와 배상받는 절차는 다른 길입니다
먼저 구분해 둘 것이 있습니다. 피의자를 붙잡아 처벌하는 형사 절차와, 피해를 금전으로 배상받는 민사 절차는 서로 다른 경로입니다. 형사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해서 배상 절차가 자동으로 함께 진행되지 않고, 피의자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해서 민사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국제공조 소식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증거와 손해자료를 정리해 두는 일이 필요합니다.
형사 대응: 출국 후 수사, 인터폴 수배, 범죄인 인도
피의자가 이미 출국했더라도 수사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영장이 발부되면 인터폴을 통해 상대국에 수배를 요청하며, 국제협력국을 통해 상대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출국 이후의 수사는 이렇게 국내 영장 절차에서 시작해 국제공조로 이어집니다.
다만 인터폴 수배와 범죄인 인도는 같은 것이 아닙니다.
구분 | 인터폴 수배 | 범죄인 인도 |
|---|---|---|
성격 | 수사기관 간 국제 공조를 통한 소재 파악·체포 협조 요청 | 국가 간 조약이나 국내법에 따라 진행되는 공식 인도 절차 |
결정 주체 | 각 나라가 자국 법에 따라 대응 | 인도를 청구받은 나라가 자국 법과 조약에 따라 판단 |
한계 | 수배가 곧 신병 확보나 송환을 뜻하지 않음 | 조약 유무, 상대국의 판단에 따라 인도가 거절되거나 지연될 수 있음 |
인터폴 수배를 국제 체포영장처럼 받아들이기 쉽지만, 수배 자체가 곧바로 체포와 송환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경찰은 중국으로 출국한 다른 사건의 피의자 신병 확보를 위해 현지 당국과 공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하면서도, 공조 수사의 진행 상황은 "말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공조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범죄인 인도는 조약과 각국 국내법에 좌우됩니다. 우리 법을 예로 들면, 범죄인 인도법은 인도조약을 '대한민국과 외국 간에 체결된 범죄인의 인도에 관한 조약·협정 등의 합의'로 정의하고(범죄인 인도법 제2조), 범죄인이 대한민국 국민인 경우나 인도범죄의 전부 또는 일부가 대한민국 영역에서 범한 것인 경우 등에는 범죄인을 인도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같은 법 제9조). 이 법은 우리나라가 인도 청구를 받는 경우를 다루므로, 해외 상대국이 우리의 청구를 어떻게 판단할지는 그 나라의 법과 조약에 달려 있습니다. 다만 이런 규정은 나라마다 인도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가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결국 피해자는 피의자의 신병 확보가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제에서 준비해야 합니다.
피해 입증: 기다리는 동안 정리해 둘 자료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 모두 피해를 입증할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쉬운 자료부터 먼저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장 기록: CCTV 영상, 차량 블랙박스, 현장 사진. 보관 기간이 정해진 영상은 서둘러 요청해 사본을 확보합니다.
상대방과의 연락: 메시지, 통화 기록, 이메일. 원본 화면과 날짜·상대방 정보가 함께 남도록 저장합니다.
신체 피해 자료: 진단서, 진료기록, 치료비 영수증.
재산·영업 피해 자료: 훼손된 물건의 복구 견적과 영수증, 영업을 하지 못한 기간과 매출 감소를 보여주는 회계 자료.
손해를 '얼마'로 주장할 수 있는지는 이 자료에서 출발합니다. 복구비와 영업손실은 금액의 근거와 범행과의 관련성을 함께 설명할 수 있어야 하므로, 자료를 모으는 단계부터 어떤 항목을 청구할 수 있을지 함께 정리해 두면 나중에 다시 수집하는 수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배상 검토: 상대방의 소재와 재산에 따라 갈립니다
손해배상은 상대방이 어디에 있고 어떤 재산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경로가 달라집니다. 크게 세 가지를 검토하게 됩니다.
첫째, 손해배상 청구 자체입니다. 형사 절차와 별개로 민사상 청구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해외에 있으면 소장을 어떻게 송달하고 판결을 어디서 집행할지가 문제가 됩니다. 해외 송달과 집행은 나라마다 절차와 가능 여부가 다르므로 사안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둘째, 국내 재산에 대한 가압류입니다. 민사집행법은 가압류를 금전채권이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에 대하여 동산 또는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해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이를 하지 않으면 판결을 집행할 수 없거나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을 때 할 수 있다고 합니다(민사집행법 가압류 조문). 생활법령정보도 가압류를 손해배상청구권을 포함한 금전 채권을 가진 채권자가 채권 보전을 위해 채무자의 재산을 미리 동결시키는 절차로 설명합니다(생활법령정보). 신청할 때는 청구채권과 가압류의 이유를 소명해야 하고, 법원이 담보를 제공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국내에 상대방의 재산이 있는지, 그 재산을 특정할 수 있는지가 선결 문제입니다.
셋째, 해외 송달·집행 가능성입니다. 국내에 재산이 없거나 파악되지 않으면, 재산이 있는 나라에서 청구하고 집행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그 나라의 법과 절차를 기준으로 비용과 실익을 따져야 합니다.
가압류가 인용되더라도 이후 본안에서 이기거나 실제로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은 아닙니다. 가압류는 재산이 흩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두는 보전 절차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지점
이 단계에서 피해자가 직면하는 질문은 대략 세 가지입니다. 수사기관에 무엇을 제출해야 하는지, 어떤 손해를 어떻게 입증해야 하는지, 어느 나라에서 청구하고 집행해야 하는지입니다. 세 질문은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따로 떼어 판단하면 놓치는 부분이 생깁니다.
LawKit|법무법인 오킴스는 다음 영역에서 역할을 합니다.
고소장과 의견서 작성, 수사기관에 제출할 증빙의 정리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 등 보전처분 가능성의 검토
상대방이 해외에 있거나 해외 재산이 문제 되는 경우 필요한 현지 법률 대응의 연계
신병 확보를 기다리는 동안 해 둘 일
피의자의 신병 확보를 기다리는 동안, 피해 회복을 위한 준비도 필요합니다. 사건 경위, 상대방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 피해 자료를 한데 모아 두면 형사 대응과 배상 가능성을 함께 점검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도 결과를 미리 단정할 수는 없지만, 준비해 둔 자료는 두 절차 모두에서 쓰입니다.
참조: 강원도민일보(네이버) - 서울 한 대학서 여성 지인 찌른 외국인, 범행 직후 출국…경찰 추적, 머니투데이(2026. 9. 28.) - 중식당 훼손 후 출국한 중국 국적 피의자 4명 인터폴 수배 추진 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