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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임플란트 식립용 드릴 냉각수 호스'가 '수액세트'라고? 치과 임상을 외면한 법령 해석의 위험

임플란트 드릴 냉각수 호스를 의료법 시행규칙상 '수액세트'로 보아 자격정지의 근거로 삼는 해석이 치과 임상과 법리에 맞는지 살펴봅니다.

김용범 변호사
김용범 변호사법무법인 오킴스의 대표변호사로 기업법무 및 기업금융, 기업지배구조, 기업인수합병(M&A), 스타트업, 제약∙바이오 기술 라이센싱 계약, 의료분쟁, 의약품 및 의료기기 제조물책임 소송, 국민건강보험법 전문가입니다.2026년 10월 2일 · 조회수 83

법률 검수 변호사: 이상엽 변호사 · 2026년 10월 2일


LawKit 블로그 썸네일: '임플란트 식립용 드릴 냉각수 호스'가 '수액세트'라고? 치과 임상을 외면한 법령 해석의 위험

지난 글에서 필자는 힐링어버트먼트 등 치과용 기기 재사용을 이유로 한 자격정지 처분이 '4년의 침묵' 끝에 내려졌다는 절차적 문제와, 재사용 금지 대상인지 자체가 불명확하다는 법령 해석의 문제를 함께 짚었다. 그 후 진행 중인 한 집행정지 사건에서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답변서를 받아 보고, 후자의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보건복지부는 임플란트 엔진과 핸드피스를 연결해 드릴 냉각용 생리식염수를 공급하는 호스가 의료법 시행규칙 제3조의2 제1호의 '수액세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생리식염수는 의약품이고, 그것이 흘러가는 곳은 혈액이 노출된 수술 창상이니, 이 호스는 "의약품을 신체에 투여하기 위한 연결줄"이라는 논리다.

문언만 놓고 보면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치과 임상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는 주장이다. 이 글은 그 주장이 왜 치과 임상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리고 그런 해석이 왜 법적으로도 허용될 수 없는지를 살펴본다.

냉각수 호스는 무엇을 하는 기구인가

임플란트 식립을 위해서는 드릴로 치조골에 구멍을 내야 한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드릴은 마찰열을 만들고, 뼈는 열에 약하다. 골조직이 일정 온도 이상의 열에 노출되면 괴사가 일어나 임플란트의 골유착이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은 치과 교과서의 기본 내용이다. 그래서 임플란트 엔진에는 드릴과 뼈를 식히기 위한 관주(irrigation) 장치가 붙어 있다.

구조는 단순하다. 생리식염수 용기에 호스 한쪽 끝을 꽂고, 호스 중간을 엔진의 펌프에 물린 뒤, 반대쪽 끝을 핸드피스의 노즐에 연결한다. 펌프가 돌면 식염수가 호스를 따라 핸드피스로 밀려가고, 노즐에서 드릴 쪽으로 뿌려져 드릴 날과 골면을 식힌다. 뿌려진 식염수는 석션으로 곧바로 빨려 나간다.

여기서 몇 가지 사실이 분명해진다.

  • 호스 자체는 환자의 신체에 들어가지도, 닿지도 않는다. 환자 구강에 들어가는 것은 핸드피스와 드릴이고, 이들은 매번 멸균 대상이다.

  • 식염수의 흐름은 용기에서 노즐 쪽으로 펌프의 압력에 의해 한 방향으로만 이루어진다. 혈관에 바늘을 꽂아 연결하는 수액 라인처럼 환자의 혈액이 관 안으로 거슬러 들어올 구조가 아니다.

  • 식염수를 쓰는 목적은 약리 작용이 아니라 냉각이다. 같은 자리에 멸균 증류수를 쓰더라도 기능은 똑같다.

요컨대 이 호스는 '냉각수 공급 라인'이다. 기능으로 보면 치과 유닛체어의 핸드피스에 물을 공급하는 워터라인과 같은 계열에 속하는 장치이지, 정맥 주입용 수액세트와 같은 계열이 아니다.

'수액세트'와 '투여'는 무엇을 말하는가

의료법 시행규칙 제3조의2 제1호는 재사용 금지 대상을 "사람의 신체에 의약품, 혈액, 지방 등을 투여·채취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주사침, 주사기, 수액용기와 연결줄 등을 포함하는 수액세트"로 정한다.

이 조항이 어디서 왔는지를 떠올려 보면 그 대상은 분명하다. 2015~2016년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계기였다. 문제가 된 것은 바늘이 피부를 뚫고 혈관이나 조직 안으로 들어가는 기구, 그리고 그 바늘과 직접 이어져 혈액이 역류할 수 있는 관이었다. 열거된 주사침, 주사기, 수액용기, 연결줄이 모두 이 '체내 주입 경로'의 구성 부품이라는 점이 그것을 보여준다.

'투여'라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의학에서 투여는 약물을 그 효과를 얻기 위해 체내에 들여보내는 행위를 뜻한다. 드릴 냉각을 위해 드릴에 식염수를 뿌리는 것은 약물 투여가 아니다. 그 식염수는 뿌려지자마자 석션으로 흡인되고, 체내에 흡수되어 효과를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의 논리를 그대로 따라가면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 보면 문제는 더 선명해진다. 생리식염수가 의약품이고 창상이 신체 내부라는 이유만으로 '투여'가 성립한다면 다음도 모두 수액세트가 된다.

  • 수술 중 세척용 식염수를 담아 두는 멸균 볼

  • 근관 세척액을 흘려보내는 각종 관주 팁과 튜브

  • 유닛체어 핸드피스에 물을 공급하는 워터라인

어느 누구도 이것들을 '수액세트'라고 부르지 않는다. 해석의 결과가 상식과 이렇게까지 어긋난다면, 그 해석이 출발점부터 잘못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예시적 열거'와 '일회용 제품'이라는 논리의 비약

보건복지부는 이 조항이 "주사침, 주사기, 수액용기와 연결줄 등을 포함하는"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구성요소는 예시적으로 열거된 것이고, 따라서 냉각수 호스도 포섭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예시적 열거라는 말이 무엇을 열어 두는지는 정확히 보아야 한다. '등을 포함하는'이 열어 두는 것은 수액세트를 이루는 부품의 범위이지, 수액세트라는 개념 자체가 아니다. 어떤 관이 이 조항에 들어오려면 먼저 그것이 수액세트의 일부여야 하고, 그 수액세트는 신체에 의약품 등을 투여·채취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냉각수 호스는 그 첫 관문을 넘지 못한다. '연결줄'이라는 단어가 문언에 있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연결줄이 수액세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또 제조사가 같은 용도의 제품을 일회용('Tube set sterile')과 멸균 후 재사용 가능 제품('Sterilizable hose set')으로 나누어 인증받았으니, 전자는 재사용이 예정되지 않은 일회용 제품이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두 단계를 하나로 뭉갠다.

의료법 제4조 제6항의 일회용 의료기기는 "한 번 사용할 목적으로 제작되거나 한 번의 의료행위에서 한 환자에게 사용하여야 하는 의료기기" 이면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의료기기"여야 한다. 제조사가 일회용으로 만들었다는 사정은 앞의 요건에 관한 것일 뿐, 그 제품이 시행규칙이 정한 재사용 금지 목록에 들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입법자가 굳이 부령으로 대상을 정하도록 한 것은, 제조사의 표시만으로 제재 범위가 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오히려 같은 기능의 호스가 멸균 후 최대 25회 재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정식 인증을 받아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 기구가 "감염 또는 손상의 위험이 매우 높아" 반드시 한 번만 써야 하는 부류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정에 가깝다.

무엇보다 자격정지는 의료인의 직업 수행 자체를 막는 침익적 처분이다. 침익적 처분의 근거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고,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다. 치과 임상에서 아무도 '수액세트'라고 부르지 않는 냉각수 호스를 문언의 일부 단어에 기대어 수액세트로 끌어들이는 것은, 바로 그 금지된 확장해석이다.

규제가 필요하다면 목록에 올리는 것이 정도다

보건복지부에는 이미 길이 열려 있다. 시행규칙 제3조의2 제2호는 "제1호에 준하는 의료기기로서 감염 또는 손상의 위험이 매우 높아 보건복지부장관이 재사용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의료기기"를 재사용 금지 대상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따라 공고 제2022-404호로 목록을 만들었고, 그 공고의 문답 자료에서 "추가 연구 등을 통해서 목록은 추가 또는 삭제될 수 있음"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그런데 그 목록 어디에도 임플란트 엔진 냉각수 호스는 없다. 카테터류, 배액 용기, 이식형 의료기기, 크로이츠펠트-야콥병 관련 기구가 있을 뿐이다.

보건복지부가 냉각수 호스의 재사용이 정말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관련 연구와 의료계 의견 수렴을 거쳐 목록에 올리고, 치과계에 알리고, 그 이후의 위반부터 제재하면 된다. 그것이 시행규칙이 예정한 절차이고,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을 지키는 방법이다.

목록을 고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행정청이 그 권한은 쓰지 않은 채, 이미 몇 년 전에 끝난 행위를 두고 제1호의 문언을 늘려 '수액세트'로 포섭하는 것은 순서가 거꾸로 되었다. 제2호의 절차를 건너뛰고 제1호를 확장하는 해석이 허용된다면, 제2호의 목록 공고 제도는 사실상 의미를 잃는다.

맺음말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 금지 규정의 취지에 이의를 제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집단감염의 교훈은 무겁고, 감염관리는 치과계 스스로도 강조해 온 원칙이다.

그러나 규제의 정당성은 규제 대상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드릴을 식히는 냉각수 호스를 정맥 주입용 수액세트와 같은 것으로 보는 해석은, 그 기구가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한 번만 들여다보았어도 나오기 어려운 결론이다. 치과 임상에 대한 이해 없이 문언의 단어만 이어 붙여 6개월 자격정지라는 중대한 처분의 근거로 삼는다면, 그것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규제가 아니라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을 무너뜨리는 행정이다.

법원이 이 쟁점을 어떻게 판단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건복지부가 치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재사용 금지 대상 목록을 명확하게 정비하는 길을 택하기를 기대한다.

참고: 의료법 제4조 / 의료법 시행규칙 제3조의2 / 의료법 제66조 / 이전 글: 힐링어버트먼트 재사용에 6개월 자격정지? '4년의 침묵' 뒤에 온 행정처분 적절성을 묻는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와 필자의 의견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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