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이긴 ISDS, 우리 회사 계약서의 '중재'와 어떻게 다를까?
한국 정부의 ISDS 승소 소식을 통해 국제투자분쟁과 기업 간 상사중재의 차이점을 비교하고, 해외 거래 계약 시 중재조항 검토의 중요성을 설명합니다.
최근 스위스 엘리베이터 업체 쉰들러홀딩스아게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3,200억 원대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정부의 전부 승소 판정이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쉰들러 측이 법정 기한 안에 프랑스 파리 항소법원에 중재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서, 약 3,250억 원 상당의 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중재판정부의 판정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쉰들러 측은 정부가 부담한 소송 비용 약 96억 원도 전액 지급했습니다.
해외 거래 계약서에도 '중재'가 등장합니다. 뉴스 속 중재와 같은 제도일까요?
중재는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법원 소송 대신 제3의 중재인에게 분쟁 판단을 맡기고, 그 판정에 구속력을 부여하는 분쟁해결 방식입니다. 다만 같은 중재라도 누가, 무엇을, 어떤 근거로 다투는지에 따라 투자중재와 상사중재로 나뉘고, 두 제도는 쓰임새가 다릅니다.
투자중재와 상사중재, 세 가지만 비교하면
비교 | 투자중재 | 상사중재 |
|---|---|---|
누구 사이의 분쟁인가? | 대표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와 투자유치국 정부 | 주로 거래 당사자인 기업 사이 |
무엇을 다투는가? | 국가의 조치가 투자보호 의무 등을 위반했는지 | 대금 미지급, 납품 불이행, 계약 해지 등 거래상 권리·의무 |
어떤 근거로 중재하는가? | 투자보호조약·FTA 등의 중재 동의가 대표적이며, 투자계약이나 국내법에 근거하기도 함 | 계약서의 중재조항이나 별도의 중재합의가 일반적 |
위 구분은 대표적인 형태입니다. 투자중재의 동의 근거는 조약·법률·계약 등으로 다양하고, 상사중재는 통상 계약상 중재합의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투자금과 관련된 분쟁이라고 해서 모두 투자중재인 것은 아니고, 정부나 공공기관이 당사자라고 해서 무조건 투자중재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분쟁의 성격과 권리의 근거를 따져 보아야 합니다.
뉴스 속 사건은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정부 기관의 조치를 다툰 경우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재판정부는 정부 기관의 조치가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이지 않았고 투자 협정을 위반한 것도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표의 왼쪽, 곧 국가의 조치가 투자보호 의무를 위반했는지를 묻는 유형에 해당합니다.
우리 회사 계약서에서 확인할 중재조항
기업이 해외 거래처와 맺는 계약에서 마주치는 중재는 대부분 오른쪽, 곧 계약서의 중재조항에서 출발하는 상사중재입니다. 그래서 계약서를 검토할 때 분쟁해결조항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우리 계약에는 중재기관·중재지·언어가 명확히 정해져 있나요?
'분쟁은 중재로 해결한다'는 문구만 있고 어느 기관에서, 어디에서, 어떤 언어로 진행할지가 분명하지 않으면, 실제 분쟁이 생겼을 때 본안에 들어가기도 전에 절차 자체를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모호함은 절차의 불확실성과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재가 언제나 소송보다 빠르고 저렴한 것은 아니므로, 절차를 어떻게 설계해 두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계약 체결 전에 검토하면 이런 빈틈을 협상 단계에서 메울 수 있습니다. 분쟁이 생긴 뒤에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조항을 고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중재기관, 중재지, 절차 언어에 더해 중재인의 수 같은 세부 사항까지 조항에 담겨 있는지 점검해 두면 좋습니다.
해외사업에서는 대응 경로가 달라집니다
해외사업에서는 분쟁 상대방과 권리의 근거에 따라 대응 경로가 달라집니다. 투자 단계에서는 투자하는 나라와 우리나라 사이에 투자보호조약이 있는지, 그 조약이 내 투자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거래 단계에서는 계약서의 분쟁해결조항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LawKit|법무법인 오킴스는 해외 거래 계약서의 중재조항 검토·작성과, 분쟁이 생겼을 때의 대응 방향 검토를 지원합니다.
